▲ 타이거 우즈 (ⓒGettyImages/멀티비츠)

최근 재미교포 나상욱(29·타이틀리스트)이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 출전, 슬로우 플레이로 여론의 비난을 받는 가운데,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36·미국)가 "최근 대회 진행속도가 부쩍 느려졌다"며 슬로우 플레이로 대회 진행에 방해가 되는 선수들을 지적했다.

골프 전문지 골프채널이 15일(한국시간) 보도한 내용에 의하면 지난 13일 '4년 전과 비교해 현재 대회의 진행 속도는 어떤가'라는 질문에 우즈는 "더 느려졌다"고 대답했다. 이어서 우즈는 "퀘일할로우 챔피언십 3, 4라운드를 마치는 데 4시간 40분 정도가 걸렸다. 바람도 불지 않은 상태에서 그 정도나 걸렸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뿐이다"고 했다.

슬로우 플레이는 골프가 스포츠로 자리 잡은 이후부터 줄곧 논란의 대상이 돼 왔다. 스윙을 하기 전 마음을 가다듬고 자세를 바로잡는 등,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한 것은 맞지만 지나치면 동반자들은 물론, 다른 골프장 이용객들에게도 피해가 간다.

프로의 세계에서는 문제가 더 크다. 코스 내에서 병목현상이 일어나 티박스에서 차례를 기다리는 대기시간이 길어진다. 게임이 잘 풀리다가도 페이스가 꼬이는 경우도 다반사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정확하게 스윙을 할 수 있다면 준비시간이 긴 것이 당연하다'며 슬로우 플

레이를 지지하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우즈는 PGA투어에서 슬로우 플레이가 자주 발견되는 이유로 대학골프리그에서 옮겨진 버릇을 꼽았다. "대학골프대회의 진행속도가 점점 느려지고 있다. 한 라운드를 마치는 데 평균 5시간 45분, 6시간 정도 걸린다"며 대학리그를 마치고 프로로 데뷔한 선수들이 대학시절 버릇을 버리지 못해 프로 대회의 진행속도를 저하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슬로우 플레이를 줄이기 위해서는 어떤 방법을 취해야 할까? 영국왕립골프학회(R&A)와 미국골프협회(USGA)는 슬로우 플레이를 하는 선수에게 경고조치를 한 뒤, 개선이 되지 않을 경우 벌타를 매기고 있다. 상습적인 슬로우 플레이를 하는 선수의 경우 5,000달러에서 20,000달러 사이의 벌금을 부과한다.

그러나 우즈는 현재의 벌금 부과 방식은 큰 효과가 없다고 했다. "선수들에게는 한 타 한 타가 돈이나 마찬가지다. 때로는 5,000달러 벌금을 받고 정확한 샷을 날리는 것을 택하는 선수도 있을 것이다. 나라도 그럴 것이다"고 말했다. 경고조치 없이 벌타를 부과하는 게 보다 효과적일 것이라는 게 우즈의 지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