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통한의 2m 이글 퍼팅을 놓친 서희경. / LPGA 홈페이지 캡처 [스포츠서울닷컴ㅣ신원엽 기자] 18번 홀(파5·471야드)에서 치른 연장 첫 홀. 2온에 성공한 서희경(26)이 2m 이글 퍼팅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서희경의 퍼팅은 야속하게도 홀 오른쪽으로 빗나갔고, 이는 그의 3번째 연장전 패배와 상금 약 1억원의 손해로 이어졌다. 서희경은 25일(한국시각) 캐나다 온타리오주 워털루의 그레이 사일로 골프장에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매뉴라이프 파이낸셜 클래식에서 3차 연장 끝에 준우승했다. 연장 첫 홀에서 맞은 `천금의 기회`를 놓친 서희경은 2차, 3차 연장에서도 각각 7m 이글 퍼팅과 3m 버디 퍼팅을 성공하지 못하며 끝까지 따라붙은 브리타니 랭(미국)에게 우승컵을 내줬다. 2010년 LPGA 투어 정회원이 된 뒤 맞는 3번째 연장 패배였다. 지난해 US 여자오픈 3홀 연장에서 유소연에게 진 서희경은 지난 2월 시즌 개막전인 호주여자오픈에서도 미국의 19세 소녀 제시카 코르다에게 통한의 패배를 했다. 이번 대회에서 또다시 우승 문턱에서 좌절한 서희경이 자칫 `준우승 징크스`에 빠지지 않을까 걱정된다. 서희경은 경기 후 "호주여자오픈의 악몽이 떠올랐다"고 말했다. 2m 이글 퍼팅을 놓친 게 문제였다. 서희경은 이 한순간의 실수로 약 1억 2000만원이라는 거금도 놓쳤다. 서희경은 상금 9만231달러(약 1억원)를 받았지만 우승한 브리타니 랭(미국)은 19만5000달러(약 2억2000만원)를 거머쥐었다. 2m짜리 퍼팅과 1억 2000만원을 맞바꾼 것과 다름없는 결과다. cm로 환산하면 1cm 당 60만원이다. 60만원은 600원짜리 라면 1000개를 살 수 있는 돈이다. 서희경은 뒷심을 키워야 한다. 좀 더 과감한 승부 근성이 필요하다. 서든데스에서는 하늘이 무너져도 꼭 집어넣어야겠다는 강한 정신력이 승패를 좌우한다. 세 번의 연장전 패배는 결코 우연이 아니다. 지난 2009년 국내 대회인 차이나 레이디스 오픈에서 연장 끝에 유소연에게 졌고, 지난 4월 나비스코 챔피언십에서는 마지막 날 4라운드 14번홀까지 2타 차 단독 선두를 달렸지만 15번홀부터 18번홀까지 4연속 보기를 범하며 공동 4위로 무너졌다. 이번 대회를 마친 뒤 "엄청난 경쟁 속에서도 최선을 다했다"고 밝힌 서희경. 아쉬움을 쉽게 털어버리는 긍정적 자세는 칭찬할 만하지만 더 이상 우승 문턱을 넘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선 마인드 컨트롤이 필요해 보인다.